마트에 샴푸 코너에 갔다가 전세계 별에 별 샴푸 브랜드가 진열 되어있길래 문득 궁금증이 생겨서 잠시 생각해본 내용입니다.
일단 저는 두피가 자주 일어나는 편이라 무조건 헤드엔숄더 과일 향 나는 것만 쓰니 상관 없지만, 특별한 이유 없이 샴푸를 골라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튀어줘야 코너에서 팔릴지 생각하게 됐죠.
장을 보고 돌아오며 짧게 생각해본 건 샴푸를 구매할 시 여태까지 쌓아놓은 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로(품질만족 포함) 별 고민 없이 해당 제품만 고르는 사람들이 제일 많을 거 같고, 진열대에서 눈에 튀는 제품을 고르는 사람도 있을 테고, 샴푸 다 거기서 거기다 제일 싼 거 사는 사람도 있을 테고, 입소문으로 추천 받은 거 생각나서 사용해 보는 사람도 있겠지요.
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로 별 고민 없이(생각해보니 고민 하는 게 더 웃기군요) 구매하는 소비자를 위해서 그렇게 티브이에서 광고를 해대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. 샴푸 광고 하면 늘씬한 미녀의 찰랑거리는 머리칼과 함께 여기저기 날라 다니는 샴푸 통들에, 제품에 따라 과일 몇 개 보여주고 꽃 좀 보여주고 하면서 미(美)와 제품 이미지를 각인 시키는 게 주 목적이겠죠.
전 티브이를 잘 안 봐서 그런 광고에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가끔 어쩔 수 없이 헤드엔숄더가 아닌 다른 브랜드를 사야 할 땐, 로레알과 펜틴프로브이 두 브랜드가 가장 큰 신뢰감과 구매고려를 할 시 미에 대한 환상(?) 비슷한 만족감을 줍니다.
딱히 다른 브랜드 생각이 안 나는 거 보니 티브이에서 줄기차게 틀어대는 게 확실히 소용이 있긴 한가 봅니다.
하지만 이 두 브랜드, 품질은 보장 되나 다른 제품들과 비교 해보면 좀 비싸죠. 이때 소(小)기업들 순수 골 굴리기 전략 싸움이 먹혀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. 진열대 위의 한판 승부!
만약 가격으로 승부를 보려면 완전 싸야 하는데, 저만 그런지 몰라도 모든 제품에서 너무 싼 건 쉽게 손이 안 가더군요. 참 모순이네요. 완전 싸야 가격 경쟁력이 있는데 너무 싼 건 믿음이 안가고. 그래서 가격대와 등급이라는 게 있는 거겠죠. 그 각각의 ‘대’와 ‘등급’내에서 최저가에 위치해 끌릴 만한 가격을 이끌어 내는 게 전략이겠고요.
샴푸에선 눈에 드러나는 사양이나 스펙(spec)이란 게 없으니 ‘대’와 ‘등급’ 설정이 애매할 것 같습니다. 이건 현재 기업들 가격 전략을 보면 알겠지만 내가 이런 거 알아서 뭐 한다고, 찾아보기 귀찮으니 패스.
단순하게 혼자 툭 튀게 싼 가격만 아니면 저가대에서 눈에 띌만한 가격차를 보여줄 시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. 물론, 그냥 샴푸 다 거기서 거기다 제일 싼 거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, 제 경우는 남들 다 2천원 할 때 혼자 5백원, 천원 하면 ‘이거 왜이리 싸지’ 하며 의심 하고 1,500원이면 ‘오옷’ 하면서 집을 거 같네요.
하지만, 다들 가격 경쟁력이라는 것에는 머리카락이 다 빠지도록 고민을 할 테고 그러면 또 결국 남들과 똑같아져 차별 될만한 게 없어져버립니다. 그러면 이제 가격표가 아닌 다른 걸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야 하는데 크게 두 갈래로 나뉘겠죠.
성능 그리고 디자인. 비슷한 가격대에서 이것 저것 둘러볼 때 ‘머리카락에 오메가6를 넣어 비타민 C로 코팅한 후 DHA가 함유된 트리트먼트로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나선형 모양으로 감싸줘 후광이 비치는 머리결을 만들어 줍니다’같은 자신들 만의 기술력을 어떻게든 어필해 눈에 띄던가, 아니면 용기 디자인에 개발비를 졸라 투자해 이건 집을 수 밖에 없게 만들던가.
개발해낸 기술이 완전 샴푸의 새로운 장을 여는 경우가 아닌 이상 전자의 경우(보통 웬만해선 독자기술 없이 샴푸장사 안 하겠지만 다 기존보다 조금 성능 향상 수준이니) 성능과 기능도 봐줘야 있는지 알지 그런 면에서 그걸 연결해 어필할 수 있는 디자인이 필요하겠죠. (알갱이 떠다녀 속 비춰서 껍데기랑 어울리게 하는 제품처럼)
결국 앞으로 가나 뒤로 가나(도로가나 모로가나 였던가요) 고만고만한 소기업들이 살 방도는 디자인이라는 나름의 결론을 내려버렸습니다. 한참을 빙 둘러왔는데 처음부터 답은 나와 있었던 거 같네요. 다 고만고만한 놈들 모아 놓으면 눈에 띄는 놈 집게 되어있다.
이제 새로운 문제죠. 좋은 샴푸통 디자인이란 무엇인가?
여기까지 썰 을 풀었는데 모르겠어요. 냐하하.
대충 생각해 보면 일단 시장조사 돌려서 주 구매층과 연령대를 알아보고 타겟층을 좁힌다음에 선호도 조사해서 그에 맞는 디자인으로 조지던가. (근데 지금 웬만한 제품들이 다 이런 식으로 해서 고만고만해진 듯 합니다. 끌고 가야지 소비자 입맛 무섭다고 끌려 다니면 쓰나.)
싼 제품도 무조건 고급으로 보이게 디자인 하던가.
‘신뢰도는 상관할 바 아니다 무조건 튀어라’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눈도장은 확실하게 찍을 수 있게 디자인 하던가.
모양은 단순하게, 색은 화려하게 눈길을 끌던가.
애초에 돌아오며 차 안에서 몇 분 멍하니 앉아 있는 시간이 아까워서 짧게 잡생각 해 본건데 정작 글로 정리한다고 30분 이상 잡고 앉아 있네요. 머리의 한계입니다. 디자인 개뿔, 김태희 그려져 있으면 삽니다.
–끗–